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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프로야구 외국인 트레이드는 왜 어려울까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왜 어려울까.올 시즌 KBO리그 이적 시장 관심사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였다. 수도권 A구단과 지방 B구단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돼 많은 야구 관계자의 눈길을 끌었다. 2005년 다니엘 리오스(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이후 18년 만에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가 성사되나 싶었지만 최종 불발에 그쳤다.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생긴 건 1998년이다. 20년 넘게 제도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총 4번(웨이버 이적 제외) 있었다. 2001년 12월 내야수 틸슨 브리또가 2대6 대형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게 처음. 2002년 7월에는 페르난도 에르난데스(당시 SK)와 다니엘 매기(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2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03년 7월엔 마크 키퍼가 최용호와 맞트레이드 돼 KIA에서 두산 베어스로 건너갔다. 2년 뒤 리오스까지 몇몇 외국인 선수가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하지만 리오스 이후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꽉 막혔다. 2013년 NC 다이노스가 아담 윌크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놔 화제였지만 이적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NC는 신생팀 특별 규정으로 외국인 선수를 다른 팀보다 1명 더 많은 3명 보유, 이 중 1명을 트레이드해 전력을 보강할 계획이었지만 부정적인 여론 등을 고려해 뜻을 접었다. 한 외국인 스카우트는 "데려가는 팀에선 그 선수의 가치를 낮게 보고 원소속팀에선 1선발급으로 본다. 그런 차이에서 트레이드 성사가 어려운 거 같다"고 말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는 사실상 1년 계약이어서 (위험 요소가 적다고 판단해) 트레이드할 만한데 (여러 조건 때문에) 국내 선수보다 딜의 카드를 맞추기가 까다롭다"고 전했다.올 시즌 KBO리그는 트레이드가 더욱 어렵다는 평가다. 31일 기준 4위 NC 다이노스와 9위 키움 히어로즈의 승차가 5.5 경기에 불과하다. 6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트레이드가 자칫 시즌을 포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구단도 쉽게 움직일 수 없다. 최근 키움과의 트레이드로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영입한 차명석 LG 단장은 "(트레이드가 가능한지) 다 접촉 해봤는데 우리도 급한데 트레이드를 어떻게 하냐고 그러더라"고 어려움을 전했다. 국내 선수 트레이드도 쉽지 않은데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는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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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뽑기 어려워졌다" 이영하·김대현 불똥, 김유성에게 튄다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김유성(20·고려대)으로선 최악의 타이밍에서 '사건'이 터졌다. 지난달 31일 KBO리그는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시끄러웠다. '선린인터넷고 동기' 이영하(25·두산 베어스)와 김대현(25·LG 트윈스)이 고등학교 시절 연루된 학폭 문제로 불구속 기소,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영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인 김대현은 군인 신분으로 군사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학폭 문제로 재판을 받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두 선수의 학폭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불똥이 김유성에게 튀는 분위기다. 김유성은 학폭 이슈가 꼬리표처럼 붙는다. 그는 내동중 3학년 여수 전지훈련 때 후배의 명치를 가격해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정지 5일 조치를 받았다. 관련 사건이 고소까지 이어졌고 법원의 화해 권고가 성립되지 않아 20시간 심리치료 수강, 40시간 사회 봉사명령을 받았다. 이 문제가 집중 조명돼 2021년 1차 지명(NC 다이노스)이 취소됐다. 대학에 진학한 김유성은 2학년을 마친 올해, 얼리 드래프트(조기 지명) 자격으로 KBO리그에 재도전한다. 그를 향한 구단들의 고민이 컸다. 김유성은 기량만 보면 1라운드 지명이 가능하다는 얘길 들었다. 김해고 재학 시절 '경남권 최고 투수 유망주'로 평가됐는데 대학 진학 이후 경기 운영 능력까지 부쩍 향상했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대학생 중에선 1번이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학폭 징계를 모두 소화했다는 점에서 지명의 걸림돌은 없었다. 하지만 "학폭은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더욱이 김유성은 학폭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단 후 문제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거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지명하려면 결단이 필요한 만큼 "순번이 우리까지 오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냥 앞에서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그만큼 김유성은 오는 15일 열리는 2023년 신인 드래프트의 '뜨거운 감자'였다. 그가 어느 팀에서 호명되느냐에 따라 각 구단의 지명 전략이 큰 틀에서 바뀔 수 있었다. 이번 드래프트는 기존 1차 지명과 2차 지명이 통합된 전면 드래프트 방식. 지난해 리그 순위 역순으로 한화→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가 1라운드 전체 1~4번 지명권을 행사한다. 김서현(서울고)과 윤영철(충암고)이 1~2번 지명을 다투는 가운데 2년 전 지명을 철회한 NC가 김유성을 다시 품을지도 관심사였다. 그런데 이영하와 김대현의 학폭 이슈가 점화하면서 김유성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다른 팀에서 어떤 선수에 관심 있는지) 지명 관련해서 안테나를 돌려보면 김유성을 둘러싼 조짐이 조금 안 좋았다"며 "(지명에 따른)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뽑으려고 했던 구단들도 (선뜻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았다. 이번 건(이영하·김대현 학폭 이슈)으로 더 뽑기 어려워졌다. 기량이 비슷하면 논란이 없는 선수를 선택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B구단 운영팀 관계자도 "(여론이) 김유성에게 계속 불리하게 간다. 이런 얘기(학폭)가 계속 흘러나오면 구단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부정적인 여론을 무시하고) 쉽게 지명하기 힘들 거"라며 "김유성에게는 가장 좋지 않은 타이밍에 선수들의 기소 얘기가 나왔다. (재판) 결과를 떠나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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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강속구 시대의 역설..스피드만으로는 못 이긴다

KBO리그에서 시속 160㎞는 '꿈의 구속'이 더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유입된 강속구 유망주들 덕분이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과 고우석(24·LG 트윈스)은 KBO리그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이후 입단한 조요한(22·SSG 랜더스) 장재영(20·키움) 문동주(19·한화 이글스) 등도 시속 155㎞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안우진은 선발로 풀 시즌을 소화하면서도 최고 시속 159㎞의 속구를 던지고 있고, 조요한은 비공인 기록으로 시속 160㎞를 찍었다. 이들이 끝이 아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는 심준석(덕수고)은 이번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최고 시속 157㎞, 김서현(서울고)은 최고 시속 156㎞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에도 '강속구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이들 직구에 대한 평가는 팬들의 기대와는 약간 다르다. 구속은 인정받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도 함께 따라온다. 고교 리그 때부터 이들은 직구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고, 프로 입단 후에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공이 이른바 '돌직구'가 아니라 가벼워 보인다는 의구심이 팬들 사이에서 나온 이유다. 고우석 역시 임팩트 있는 피홈런을 수차례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블론 세이브만 7번을 기록했다. 피홈런 3개는 시속 152㎞·154㎞·155㎞의 강속구를 던지다 맞았다. '가벼운 강속구'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갈린다. 선수 육성 전문가로 꼽히는 최원호 한화 퓨처스(2군)팀 감독은 공의 움직임(무브먼트)이 구위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최 감독은 "'공이 가볍다’는 평가는 수치로 정형화할 수 없다. 선수 입장에서 직접 그 공을 쳐보거나 받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속이 빠르면 유리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타자가 준비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불리할 뿐이다. 절대적인 건 아니다”라며 “결국 공 끝의 무브먼트에서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설도 있다. KBO리그 A구단의 전력분석원은 "시속 15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그만큼 고교 야구에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속 155㎞를 던지는 투수들도 있지만, 숫자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고 바라봤다. B구단 전력분석원은 “시속 150㎞든, 시속 160㎞든 직구만 던지면 타자에게 익숙해지는 게 순리다. 강속구가 공략당하는 건 직구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본다”고 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무브먼트나 회전이 문제인 경우는 드물다"고 답했다. 투구 폼에서 오는 효과라는 주장도 있다. 메이저리그(MLB) C구단의 한 국내 스카우트는 “고교야구 경기를 실제 관찰해보면 '직구가 가벼운' 투수들이 실제로 있다. 다만 분석원들 말처럼 스핀 데이터(회전수)가 차이가 커서 그런 건 아니다"라며 "직구가 투심 패스트볼이나 커터(컷패스트볼) 성격을 띨 때가 있다. 그러면 회전 효율이 낮아져 타자의 시각에서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흔하진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익스텐션(투수의 보폭)이 짧거나 팔 동작에서 디셉션이 약한 경우가 있다. 그러면 타자가 투구를 오래 볼 수 있어 공이 가볍다고 느끼기도 한다. 문동주는 스트라이드가 짧아 익스텐션도 짧다. 투구 과정에서 타자에게 잘 보여 공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MLB의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도 유사한 사례다. 올 시즌 데뷔한 그린은 선발 투수로 평균 시속 98.7마일(158.8㎞·31일 기준)을 던진다. 이 중 100마일(160.9㎞) 이상 투구가 25.3%(232구)에 달하지만, 직구 피장타율 0.622, 시즌 평균자책점 5.59나 된다. 미국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그린은 뻔한 팔 동작, 직구 각도, 폼으로 던진다. 타자가 예상한 대로다. 익숙한 각도로 날아오니 방망이의 스위트 스폿에 맞는 경우가 잦다"며 "MLB 타자들은 97마일에서 99마일 사이 공을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분석했다. 원인이 무엇이든 직구 하나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이다. 직구의 위력을 살릴 길은 변화구와 조합, 즉 '피치 디자인'에 있다. 최원호 감독은 "무브먼트가 없는 직구를 던지는 투수들도 있다. 대신 피치 디자인을 개선하고, 새로운 구종을 통해 무브먼트를 가미하는 방법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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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빨간불?…발바닥 아픈 '족저근막염' 삼성 피렐라

잘 나가는 삼성의 변수는 호세 피렐라(32)의 발바닥이다. 평발 피렐라는 시즌 내내 발바닥 통증을 안고 경기를 뛰었다. 그런데 최근 통증이 심해져 결장 횟수가 늘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4경기 연속 벤치만 지켰다. 성적도 하락세다. 13일까지 후반기 타율이 0.254에 그친다. 전반기는 0.312였다. 장타율(0.546→0.429)과 출루율(0.377→0.336)을 비롯한 공격 전 부문에서 하락세가 뚜렷하다.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타격은 발바닥부터 시작한다. 발바닥이 아프면 하체를 제대로 이용해 스윙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렐라의 병명은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이다.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긴 염증을 의미하는데 운동선수에겐 치명적이다. A 구단 트레이너는 "일반인의 족저근막염은 약물치료 등으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운동선수는 불치병으로 여겨질 만큼 좋지 않다. 야구처럼 스파이크를 신는 종목은 쉽게 좋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피렐라는 주루가 강점이다. 평범한 내야 땅볼을 치더라도 1루까지 전력으로 질주한다. 장타가 나오면 한 마리 들소처럼 성큼성큼 한 베이스를 더 노린다. 김원형 SSG 감독이 "그런 모습이 전체 팀이나 KBO리그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극찬했다. 그런데 후반기 피렐라의 주루가 실종됐다. 전반기 72.7%(11/8)이던 도루성공률이 후반기 33.3%(3/1)로 크게 떨어졌다. B 구단 트레이너는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걸을 때마다 뒤꿈치 통증이 심하다. 주루에 더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했다. 타석에서 위압감도 줄어들었다. 피렐라는 후반기 타격이 규정타석을 채운 58명 중 42위에 불과하다. B구단 타격 코치는 "타격을 하려면 하체를 이용해서 힘을 모아야 하는데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면 이런 동작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중 이동과 밸런스에 영향을 준다. 또 타격 시 통증이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족저근막염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휴식이다. 그러나 삼성 내 비중을 고려하면 피렐라가 휴식을 취할 여유가 없다. 관심이 쏠리는 건 재계약 여부다. 최근 스카우트 사이에선 피렐라가 구단이 제시한 수술 제의를 거부했다는 얘기가 돈다. 선수가 원하는 건 수술이 아닌 재활인데 근원적인 해결 방법이 아닌 만큼 삼성으로선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많이 뛰고 서 있으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하더라. 한쪽(오른쪽)이 심했는데 양쪽에 피로가 다 왔다"며 "수술을 요구한 적은 없다. 수술은 오로지 선수의 몫"이라고 했다. 이어 "피렐라는 인성도 굉장히 좋다. 남은 시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피렐라는 데리고 가야 한다. 족저근막염이라고 해도 그렇게 뛰고 치는 선수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0.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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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조은, 홍무원, 박건우...개성과 무기가 뚜렷한 새내기들

2020시즌 KBO리그는 고졸 신인 투수 선전이 두드러졌다. KT 소형준은 괴물 계보를 이었다. 빅리거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선발 10승을 기록한 고졸 신인 투수가 됐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기도 했다. LG 이민호, 삼성 허윤동도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신인 투수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현장은 우려 목소리를 냈다.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고졸 투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예년보다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그동안 고전하던 대졸 투수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라운드 전체 1순위는 이변이 없었다. 롯데가 21일 진행된 2021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릉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이끈 고교 좌완 특급 김진욱(18)을 진행됐다. 예견된 결과. 그러나 전통적으로 투수 강세던 1라운드 판세는 변화가 있었다. 1라운드에 지명된 투수는 5명뿐이다. 2차 신인 드래프트가 10구단 체재로 진행된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대어급이 줄었다는 의미다. 각 구단은 잠재력, 페이스, 경쟁력 등 다양한 키워드로 '투수 약세' 드래프트에 임한 모양새다. 빠른 구속과 뛰어난 신체 조건만 눈여겨보지 않았다.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한화의 선택을 받은 유신고 투수 김기중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등판한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한 투수다. 1, 2학년 때는 특급 반열로 기대받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정국 탓에 2020년 초반 대회에서는 고전했다. 그러나 가장 마지막에 치러진 전국대회(협회장기)에서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고교 3학년 성적보다는 이전부터 눈여겨본 잠재력을 믿었다. SK가 3라운드에 지명한 세광고 조병현도 비슷한 케이스다. 한화가 3라운드에 지명한 대전고 투수 조은은 언더핸드 투수다. 한 스타우트는 "요즘에 보기 드문 정통파 언더 핸드다"고 했다. SK 선발 투수 박종훈의 투구 폼을 연상하면 이해가 빠른 것. 구속도 유형 대비 빠른 편이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KIA가 1라운드에 지명한 고려대 박건우는 '대졸' 신인 자존심을 지켰다. 완성도 높은 커브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KT가 2라운드에 지명한 성균관대 투수 한차현도 마찬가지다. A구단 스카우트는 "변화구에도 트렌드가 있는데, 요즘에는 체인지업을 파고드는 투수가 많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차현의 스플리터는 매우 돋보이는 수준이다"며 그의 희소가치를 짚었다. 삼성이 2라운드에 지명한 경기고 홍무원은 체인지업을 인정받았다. 체인지업의 핵심은 포심 패스트볼과 구분이 어려운 자세, 릴리스 포인트, 팔 스윙 각도와 속도를 갖추는 것이다. B구단 스카우트는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두산 1라운더 김동주(선린인터넷고), 삼성 1라운더 이재희(대전고)는 전형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 신체 조건이 좋고, 구속이 빠르다. 이복근 두산 스카우트 팀장은 "김동주는 균형 잡힌 체격을 갖춘 투수다. 팔 스윙이 유연하고 변화구도 다양하다. 지난해 4월에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받았다. 몸 상태가 완벽해지면 시속 150㎞대 직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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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남은 신인 2차 드래프트, 제 2의 소형준을 찾아라

KBO 리그는 최근 3시즌(2017~2019년) 연속 순수 고졸 신인왕을 배출했다. 올 시즌도 신인 투수 소형준(19·KT)이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다. 즉시 전력감 확보 기대감이 높아졌다. 1차 지명은 지난달 31일로 마무리된 상황. 이제 시선은 오는 21일 진행되는 2021 신인 2차 드래프트를 향한다. 특히 투수 보강은 모든 구단의 화두다. 일간스포츠는 최고 유망주뿐 아니라 흙 속의 진주도 두루 소개한다. 가장 강력한 전체 1순위 후보는 강릉고 좌완 투수 김진욱(18)이다. 키움 1차 지명 투수 장재영(18·덕수고)와 함께 고교 최정상급 투수로 평가된다. 2학년이던 2019시즌, 21경기에 등판해 11승 1패 평균자책점 1.58을 기록하며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22일 폐막한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강릉고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와 우수투수상을 거머쥐었다. A구단 스카우트는 "경기 운영과 커멘드가 고교 수준을 넘어섰다. 속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투수이고, 구속도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러나 일정한 릴리스포인트와 폼에서 구사하기 때문에 공략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고 전했다. B구단 스카우트는 "위기 상황 등판이 유독 많았다. 싸울 줄 아는 투수다. 프로 무대에서도 중간 계투 요원으로는 즉시 전력감이라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를 향해 "운이 좋다"는 시선을 보내는 스카우트도 있었다. 서울디자인고 우완 이용준(18)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7㎞. 공끝이 묵직하다. 2020시즌 등판한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0(30⅓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B구단 스카우트는 "이 투수도 김진욱처럼 위기 상황에서 자주 등판했다. 구속이 빠르고, 슬라이더 구사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몸쪽 속구 제구력만 동반되면 1년 차부터 중간 투수로 내세울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1차 지명 후보였던만큼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는 상위 픽이 유력하다. 용마고 장민기(19)는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 주목 받고 있다. 2020시즌 시즌 10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1.33(27⅓이닝 4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다. C구단 스카우트는 "신체 조건이 우월하다고 볼 순 없지만 시속 140㎞ 후반까지 찍히는 빠른 공을 구사한다. 공끝도 좋은 편이다"고 평가했다. 대전고 이재희(19)와 선린인터넷고 김동주(18)는 스카우트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본 무기를 두루 갖췄다. 신체 조건이 좋고, 빠른 공을 던진다. 소속팀 주축 투수다. D팀 스카우트는 "이재희는(키 187㎝·몸무게 85㎏) 경기 운영 능력과 지구력이 좋고, 컷 패스트볼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김동주는(키 190㎝·몸무게 95㎏)는 시속 140㎞ 중반 대 빠른 공을 구사한다. 릴리스포인트가 높고 팔스윙이 빠르다 보니 매우 역동적인 투구폼을 갖고 있다 A구단 스카우트는 "육성형이다. 좋은 선발 투수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개성과 무기로 프로 입성을 노리는 투수들도 있다. E구단 스카우트는 대전고 우완 언더핸드 투수 조은(19)을 언급하며 "고교 야구에서 보기 드문 정통 잠수함 투수다. SK 박종훈과 흡사한 투구를 한다. 보통 이런 유형은 구속이 느린데, 조은은 (빠른 공 구속)시속 130㎞까지 던진다. 경험이 쌓이면 성장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경쟁력을 증명한 젊은 투수가 늘었다. 고교 야구에서도 체인지업 연마는 필수 코스. B구단 스카우트는 "직구와 거의 차이가 없는 폼에서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한다"며 경기고 홍무원(18)의 구사 능력을 주목했고, C구단 스카우트는 "공주고 오세준이 체인지업의 제구력이 좋더라"고 평가했다. 덕수고 우완 김효준(19)은 필수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두 구종 모두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가 크기 때문에 타자의 헛스윙이나 빗맞은 타구를 잘 유도하는 편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대전고와의 준결승전에서는 슬라이더가 빛났다. 덕수고가 6-4로 앞선 9회말 1사 1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슬라이더로 삼진과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소속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세광고와의 결승전에서도 피안타 없이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020시즌 성적은 10경기 3승, 평균자책점 3.00.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대졸 선수 지명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장 스카우트 다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몇몇 유망주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을 전했다. 유신고 좌완 김기중(18), 세광고 강속구 우완 조병현(18) 정도가 마지막 전국대회인 협회장기에서 시즌 초반보다 좋아진 컨디션을 보여줬다고. 자연스럽게 대학교 자원으로도 눈길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3~4명은 상위 라운드 지명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중앙대 우완 김진수(22), 고려대 우완 박건우(22), 성균관대 우완 한차현(22), 영동대 우완 이승재(20), 개명대 우완 김성진(23)이 주목 받고 있다. B구단 스카우트는 김진수와 박건우는 커브가 좋다. 한차현은 스플리터가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0.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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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CPBL 카펜터, KBO 리그 무대 밟을 수 있을까

대만리그(CPBL)에서 뛰고 있는 왼손 투수 라이언 카펜터(30·라쿠텐)가 KBO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관계자는 "최근 국내 A구단이 CPBL에서 뛰고 있는 카펜터를 체크했다"고 밝혔다. A구단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아, 그를 교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디트로이트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카펜터는 지난 1월 CPBL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했다. 시즌 15경기(선발 14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타고투저' 기조가 심한 CPBL에서 4일 기준 평균자책점 공동 3위(1위 호세 데 폴라·3.65)에 올라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0마일(144.8㎞) 정도로 빠르지 않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진다. 국내 B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왼손 투수인 데다 키(196㎝)가 크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SK에서 뛴 스콧 다이아몬드 같은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 KBO리그에서 뛴 다이아몬드는 그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시속 140㎞대 초반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조합했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기보다 완급조절로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였다. 카펜터는 CPBL에 입성하기 전 KBO리그 구단이 영입을 고려했던 선수다. 국내 C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영입 후보군 중) B그룹 정도로 검토했던 투수다. 패스트볼이 빠른 건 아니지만, 변화구를 던질 줄 안다"고 평가했다. 카펜터는 MLB 통산(2년) 성적이 2승 8패 평균자책점 8.57이다. 마이너리그에선 잔뼈가 굵다. 통산(9년) 185경기에 등판해 50승 61패 평균자책점 4.90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국내 구단은 CPBL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대만 리그의 수준을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MLB가 '지각' 개막했고, 마이너리그는 아예 취소됐다. 리그가 파행 운영되면서 미국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게 쉽지 않다. 계약하더라도 입국 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어깨 상태가 민감한 투수는 교체가 더 까다롭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한동안 2군(퓨처스)에서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7월 초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을 퇴출한 SK가 투수가 아닌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를 영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예년과 다르게 CPBL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었다는 사실이 카펜터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관건은 영입 의지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카펜터는 라쿠텐과 계약할 때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7월 31일까지 일정 금액의 이적료가 지급되면 라쿠텐과의 계약이 풀릴 수 있었다. 구단과 별도의 협상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8월이 시작되면서 바이아웃 조항 발동이 불가능해졌다. 국내 구단이 카펜터를 영입하려면 라쿠텐과 협상해 이적료를 논의해야 한다. 영입 과정이 더 까다로워졌다. 일단 A구단은 부진에 빠진 외국인 투수에게 기회를 더 줄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늦게 개막한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 교체 데드라인이 8월 15일에서 9월 1일로 늦췄다. 시간 여유가 조금 더 생겼다. 그러나 향후 등판 결과에 따라 결단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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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수정할 필요가 있다"…관심 끄는 팔카의 스윙

"장점을 살리려면 스윙 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 삼성이 29일 계약을 발표한 다니엘 팔카(29)에 대해 국내의 한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했다. 팔카의 장점은 장타력이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인 2018년 27홈런을 때려냈다. 그해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자 중 홈런 1위였다. 국내 A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현시점에서 영입할 수 있는 타자 중 괜찮은 선택"이라고 했다. 타일러 살라디노가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자, 삼성은 장타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구했다. 팔카는 지난해 겨울 KBO리그 구단과 계약할 기회가 있었다. 그가 외국인 선수 시장에 풀리자 국내 복수의 구단이 영입을 검토했다. 삼성도 이 중 하나였다. 소속팀 화이트삭스도 적극적으로 '팔카 세일즈'를 펼쳤지만,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국내 B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모든 팀이 장타를 터트릴 수 있는 타자를 원한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팔카는 홈런만큼 삼진이 많다.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뛴 2016년 홈런 34개를 터트렸다. 삼진은 185개. 팀 홈런 1위에 오른 2018년 화이트삭스에서도 삼진이 팀 내 3위(153개)였다. 그해 8월 6일 탬파베이전은 팔카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때려냈지만, 앞선 네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4삼진. 세부 지표에서도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2018년 SwStr%(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 비율)가 16.9%로 꽤 높았다. 빅리그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이 수치가 가장 나쁜 조이 갈로(텍사스·18.5%)와 큰 차이가 없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얼마나 맞혔는지 확인할 수 있는 Z-Contact%는 78.5%로 낮았다. MLB 최저 10위 권이었다. 대부분의 수준급 타자가 20%대 초반을 기록하는 O-Swing%(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스윙한 비율)는 36.4%로 높았다. 홈런과 헛스윙이 많고, 정확도는 떨어지는 '공갈포'에 가까웠다. 팔카에게는 단점을 만회할 비책이 하나 있다. 바로 배트 스피드다. 삼성이 유심히 체크한 부분이다. 구단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인 애런 타사노는 "팔카는 장타력이 매우 뛰어난 파워히터다. 배트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KBO 리그에서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국내 C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도 "지난해 확실히 배트 스피드가 좋았다. 스윙 폭을 줄여 콘택트 위주로 가더라도, 팔카는 (정확히 공을 맞히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리그에 맞게 (스윙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넥센(현 키움)에서 뛴 코리 알드리지는 거포였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 30홈런을 때려낸 이력 덕분에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KBO 리그에선 실패했다. 홈런 20개를 기록했지만 삼진이 리그 1위인 139개였다. 장타를 의식해 큰 스윙만 하다 정확성이 무너졌다. 타율이 0.237에 그쳤다. 팔카가 경계해야 할 사례다. 큰 스윙보다 콤팩트한 타격이 KBO리그에 적합할 수 있다. 팔카의 힘과 배트 스피드라면 스윙 폭을 줄여도 장타를 기대할 수 있다. 시즌 중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 건 상당히 큰 결단이다. 삼성은 팔카를 영입하기 위해 10만 달러의 이적료를 포함해 총액 27만 달러(3억2000만원)를 투자했다. 최종 후보군을 3명으로 좁힌 뒤 7월 초부터 일사천리로 계약을 진행했다. 타선 업그레이드를 바라는 삼성은 뜻을 이룰 수 있을까. 팔카의 스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7.3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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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얼리픽' 허윤동과 김지찬, 일찍 뽑아서 잘 쓰는 삼성

지난해 8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 현장. 삼성이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하는 순간 장내가 술렁거렸다. 신인 2차 1라운드는 보통 지명에 앞서 후보군이 압축된다. 어떤 선수가 어떤 팀의 부름을 받을지 대략 예상이 가능하다. 지명이 겹칠 때 발생하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 구단별 입을 맞추는 경우도 있다. 지명권 행사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다. 지난해 삼성의 2차 1라운드 후보는 광주일고 외야수 박시원(19·현 NC)으로 좁혀졌다. 박시원은 제29회 기장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 주장을 역임한 자원으로 KIA의 1차 지명 후보였다. KIA가 투수 정해영을 선택하면서 2차 지명으로 밀렸고 외야 보강이 필요한 삼성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2차 지명 시작 전 현장에서 '삼성이 1라운드 후보군을 바꿨다'는 얘기가 돌았다. 실제 삼성은 유신고 허윤동을 선택했다. 허윤동은 소형준(현 KT)과 함께 유신고 원 투 펀치로 활약한 왼손 선발 자원. 졸업반이던 3학년 때 11승 3패 평균자책점 1.00(72이닝 8자책점)으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구속이 빠르지 않았다. 힘껏 던졌도 시속 140㎞를 넘기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1라운드 지명 후보에서 밀렸다. A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생각보다 빨리 뽑혀 깜짝 놀랐다. 허윤동은 2학년 때부터 공을 잘 던졌다. 경기 운영이나 변화구가 괜찮다. 그런데 구속이나 구위가 약했다. 3~4라운드 정도 지명 후보로 봤다"고 말했다. B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도 "빨리 뽑힌 게 맞다. 2~3라운드 정도로 예상했다. 1라운드에서 삼성이 빨리 뽑았다"고 했다. 삼성은 2라운드 지명에서도 이른바 '얼리픽'을 선택했다. 라온고 내야수 김지찬을 2라운드 전체 15순번에 찍었다. 김지찬은 고교 시절 최고의 주력으로 평가받았다. 출루하면 2루에 이어 3루 도루까지 성공시킬 수 있다는 극찬까지 들었다. 3학년 때 타율 0.476(63타수 30안타) 28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키(163㎝)가 작았다. 순번이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했던 가장 큰 이유다. B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김지찬은 허윤동과 비슷하거나 아래 지명을 받을 것으로 봤다. 삼성이 전체적으로 한 라운드씩 빨리 지명했다"고 돌아봤다.김지찬 영입은 더 의외였다. 삼성은 내야 자원이 많다. 김상수와 이학주 주전 키스톤 콤비에 이원석, 최영진, 박계범, 이성규를 비롯해 오는 8월 27일에는 강한울까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내야수 자원이 풍부해 자칫 김지찬 영입이 중복 투자로 연결될 수 있었다. 당시 구단은 "(허윤동은) 투구 밸런스가 좋고 경기 운영능력이 우수하다. 기본기가 좋아 입단 후 구속을 조금만 늘리면 장기적으로 선발로 활약할 선수다. (김지찬은) 수비와 주루능력이 뛰어나 바로 1군에서 백업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밝혔다. 기대대로 성장 중이다. 허윤동은 선발로 등판한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5월 28일 사직 롯데전에선 역대 9번째 고졸신인 선발 데뷔전 승리를 거뒀다. 상대를 압도할 만한 구위는 아니지만, 데뷔 첫 경기부터 꾸준히 5이닝씩을 소화 중이다.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한 김지찬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 폭이 넓다. 대주자와 대수비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며 도루 6개(실패 1개)로 강점을 어필하고 있다. 선발이 부족할 때는 허윤동, 내야에 공백이 발생할 땐 김지찬이 대체 1순위 자원이다. 예상을 깬 삼성의 '얼리픽' 전략이 시즌 초반 통하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는 비결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7.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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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꽉 막힌 미국길, '대체 외인 시장' CPBL 바라보는 시선

대만 프로야구(CPBL)가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까. 2020시즌 KBO 리그는 파행의 연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다음달 5일 '지각' 개막한다. 미국, 일본보다는 상황이 낫다. 두 나라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해 리그 시작 시점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특히 미국은 지난 12일 50개 주(州)가 모두 재난 지역으로 선포됐다. KBO 리그도 간접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게 외국인 투수다. 대체 외인 수급 시장인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가 올 스톱 됐다. A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미국은 리그가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6월로 예상은 되지만 마이너리그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마이너리그는 관중 수입으로 운영되는데 무관중을 하게 되면 손해"라고 했다. 아프거나 부진한 선수가 나오더라도 교체가 쉽지 않다. 지난 12일 무관중으로 개막한 CPB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다. B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CPBL에서 뛰고 있는 선수 명단을) 안 그래도 보고 있는데 KBO 리그에서 뛰었던 선수가 많다"고 귀띔했다. CPBL은 4개 팀(퉁이·라쿠텐·중신·푸방)으로 운영된다. 라이언 피어밴드(퉁이·전 KT) 리살베르토 보니야(라쿠텐·전 삼성) 헨리 소사(푸방·전 SK) 에스밀 로저스(중신·전 한화) 등 KBO 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가 각 팀에 분포돼 있다. 조건만 맞으면 영입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검증 과정이 짧을 수밖에 없다. 리그 적응도 빠르게 할 수 있다. '뉴 페이스'도 있다. 쿠바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13승을 기록한 아리엘 미란다가 대표적이다. 올 시즌부터 중신 브라더스에서 뛰게 된 미란다는 2018년과 2019년 일본 최강팀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했다. 제구 불안이 고질적이지만 2년 동안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7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B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CPBL에 새로 간 선수 중에서 저스틴 니콜리노(라쿠텐)와 미란가 정도가 눈길을 끈다. 미란다가 괜찮다. 왼손에 공도 빠르고 일본에서도 뛰었다. 중신에서 풀 개런티로 60만 달러(7억3000만원)를 받는다"고 했다. 계약 조건이 월봉이 아닌 풀 개런티라는 건 팀에서 그 선수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영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문이 닫히면서 대체 외인 구인난에 시달리는 건 KBO 리그나 CPBL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반 SK가 영입했던 소사는 푸방 가디언스와 풀 개런티 계약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선수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로저스는 50만 달러(6억1000만원) 니콜리노가 30만 달러(3억7000만원)에 각각 풀 개런티 계약이라는 얘기가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돌고 있다. KBO 리그 구단이 대체 외인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금액과 큰 차이가 없다. 소사의 영입 실패를 곱씹는 구단도 있다. 지난해 6월 푸방에서 SK로 이적한 소사는 당시 대만리그 최고 투수였다. 성적이 8승 2패 평균자책점 1.56.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81에 불과했다. 브룩 다익손을 퇴출한 SK는 롯데와 경쟁 끝에 총액 52만 달러(6억3000만원)를 투자해 소사를 데려왔다. 소사는 첫 12경기에서 8승을 따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후반기 막판 페이스가 꺾였고 포스트시즌 부진이 겹쳐 재계약에 실패했다. C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소사를 영입한 SK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만에서 소사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영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피어밴드, 보니야는 뻔히 아는 선수다.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CPBL은 KBO 리그가 주목하는 리그가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형이 약간 달라졌다. 대체 외인 투수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2020시즌 새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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